시차때문에 서울의 새벽 3시에 Airbnb의 룸 안에서 깨어났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서울까지, 이른바 'Big Circulation'이라 명명한 나의 두 번째 세계 순회는 이제 아시아로 그리고 유럽으로 확장되고 있다. 퍼스널 백과 캐리온으로만 움직이는 여행 가방 속에는 반쯤 채워진 노트들에는 다양한 아이템과 그것의 현실성을 조사하기 위한 미팅 및 방문 계획 등등이 가득차 있다.
BigC.Works는 아직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방문할 수 있게 존재하고 있다. 아직 공식적인 론칭을 하지 않았을 뿐. 지금은 알파 버전로 명명해두고, 몇몇 지인들과 잠재적 협력자들만이 그 윤곽을 알고 있을 뿐이다. 온라인 매거진이라는 형식을 빌리지만, 나는 그것을 'living lab'라고 생각한다. 도시와 죽음, 기억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는 플랫폼. 그리고 그 중심에는 'Sim Eternal City'라는 이름의 과감한 초장기 프로젝트가 자리하고 있다.
나의 빅씨닷웍스 매거진의 첫번째 아이디어는 2017년 뉴욕 브룩크린 부쉬윅의 어느 카페에서 구글이 알파벳이라는 회사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을 안게 된후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선택한 C 라는 알파벳은 사실 가장 관심 많은 도시 라는 단어를 뜻하는 City 그리고 뉴욕으로 이사올때 가지고 왔던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많이 나타내고 있는 C letter, Cemetery, Coffin, Casket, Cremation, Ceremony, 그리고 더 이어가던 연상 안에서 Calling. 이라는 단어까지.
하지만 그 안에서 결국 우리의 모든 삶을 담아 내는 도시 라는 틀거리에서 그리고 그 안에서 공존을 위한 방법론까지 깊숙히 생각해 보았을 때.
"도시는 누구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누구의 이야기를 잊을까?"
이 질문은 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결국 BigC.Works와 Sim Eternal City라는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Big C'는 'Big Circulation'의 약자로도 생각될 수 있다. 사실 나는 그것을 휴먼 브릿지로서 전 세계를 다니면서 파트너들을 발굴하며 그들을 검증해 가는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를 돌아 다니던 나의 시도를 Circluation 이라고 쓰기도 한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면, 순환—특히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의 순환—에 관한 것이다. 현대 도시 계획에서 이러한 순환은 종종 단절되거나 무시된다. 죽음은 주변부로 밀려나고, 기억은 사적인 영역으로 제한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기술 기업들의 캠퍼스를 방문하며 또 다른 역설을 발견했다. 영원한 젊음과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는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실제로는 깊은 죽음에 대한 불안을 감추고 있다는 것. 그들의 장수 연구와 디지털 의식 업로드 프로젝트들은 모두 죽음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우회하려는 시도처럼 보였다.
BigC.Works의 알파 버전은 계속 만들어져 가고 있다. 그것은 온라인 매거진의 형태를 취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참여와 실험을 위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 매거진 안에서 스페셜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그 프로젝트들에 도시 계획자, 건축가, 기술자, 예술가, 철학자들이 함께 '기억하는 도시'를 설계하는 과정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내일은 내가 인터컴을 방문한다. 인터컴의 기업부설 연구소인 Xesange Creative Lab의 Chief Producer를 맡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올해의 프로젝트를 논의한다. 그리고 6월 1일에는 도쿄로 향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런던, 발렌시아, 파리스 그리고 암스테르담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의 밤하늘 아래, 현대적 빌딩들 사이로 고색창연한 궁궐의 지붕이 보인다. 그 공존이 주는 묘한 불협화음과 조화가 Sim Eternal City가 추구하는 비전과 닮아있다.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도시.
우리는 도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더 '완전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BigC.Works와 Sim Eternal City 프로젝트는 그 가능성을 탐구하는 여정의 시작점일 뿐이다.
그리고 여정은 계속된다. 순환하며.
폴씨는 BigC.Works의 설립자이며, 현재 두 번째 'Big CirculatioN' 세계 순회 중입니다. Sim Eternal City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이나 협업 제안은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